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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

임대차 종료 보증금 일부 반환, 집주인 사정에 휘둘리지 않고 전액 회수하는 법

김민수

김민수법무법인 김앤파트너스

전세보증금반환부동산전문변호사

제52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42기 수료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면 임차인은 집을 비우고 임대인은 보증금 전액을 돌려주는 것이 당연한 원칙입니다. 그런데 막상 만기일이 가까워지면 임대인이 여러 사유를 들어 일부만 주겠다고 하거나,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양해를 구하는 사례가 매우 흔합니다. 보증금 액수가 워낙 커서 임차인 입장에서는 어떻게 대응할지 막막해지기 마련입니다.

최근에는 단순한 수리비 핑계를 넘어, 대출 규제와 부동산 시장 상황을 근거로 “당장 현금이 안 만들어진다”는 변명을 내세우는 임대인도 늘고 있습니다. 사정을 들어주다가 시간만 흘러가면 회수 시점이 무한정 늦춰지고, 그 사이 임대인의 재정이 더 악화되면 보증금 회수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임대차 종료 시 임대인이 보증금 일부만 반환하려 할 때 임차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법적 권리와, 전액 회수를 위한 단계별 대응 전략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이 글의 핵심 요약

  • 집 인도와 보증금 반환은 동시이행 관계, 전액 받기 전 인도 의무 없음
  • 이사가 불가피하면 임차권등기명령부터 받아 권리 보존
  • 통상적 마모, 부당이득 주장, 자금난 호소는 대부분 법적 근거 없음
  • 만기 전이라도 소송 준비 가능, 소송비용은 패소한 임대인 부담
임대차 종료 시 보증금 일부 반환을 둘러싼 임대인과 임차인의 분쟁 상황을 표현한 일러스트

1. 동시이행 관계와 임차권등기, 협상의 출발선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 원칙이 있습니다.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면 집을 비워 인도하는 임차인의 의무와 보증금을 반환하는 임대인의 의무는 서로 맞물려 있는 동시이행 관계입니다.

이는 곧 한쪽이 자기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다른 쪽도 이행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즉, 보증금을 전액 받기 전까지는 집을 완전히 넘겨줄 의무가 없다는 점이 임차인이 가진 가장 강력한 카드입니다.

다만 사정상 이사를 미룰 수 없다면, 짐을 빼기 전에 반드시 임차권등기를 마쳐야 합니다. 임차권등기를 통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보존해 두지 않으면, 이사 후 권리가 약해져 회수가 훨씬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만기일 전 소송 준비도 가능합니다

임대인이 미리 일부만 주겠다거나 못 주겠다는 의사를 밝힌다면, 만기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미리 법적 조치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만기 이후 지연된 기간에 대해서는 지연손해금까지 청구 가능하므로, 빠르게 움직일수록 회수 가능 금액이 커집니다.

2. 집주인이 일부 반환을 시도하는 3가지 사유

“전액 반환은 어렵다”고 말하는 임대인의 사정을 마냥 들어주어야 할까요? 실무에서 임대인이 보증금을 깎거나 늦추려 할 때 내세우는 사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① 원상회복 비용 공제 – 거주 중 발생한 벽지 손상, 바닥 흠집, 가전 고장 등을 이유로 수리비를 보증금에서 차감하겠다는 통보입니다.

② 부당이득 반환 주장 – 보증금을 받기 전까지 집을 비우지 않은 것을 두고, 그 기간 동안 무상으로 거주한 셈이라며 임료 상당액을 공제하겠다는 주장입니다.

③ 재정적 어려움 호소 – 시세는 올랐지만 현금이 묶여 있다거나 신규 대출이 막혔다며 양해를 구하는 사례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그럴듯해 보이는 이 세 가지 사유는, 법적으로 따져보면 임차인이 무조건 수용해야 할 근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 일부 공제를 통보하는 장면을 표현한 이미지

3. 사유별 법적 반박 논리

(1) 통상적인 마모는 수리비 청구 대상이 아닙니다

임차인에게 원상회복 의무가 있긴 하지만, 2년 이상 거주한 집을 입주 당시 상태 그대로 되돌려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법원도 이 점을 분명히 인정합니다.

판례는 일상적인 사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마모, 즉 통상적 손모는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용은 이미 차임이나 보증금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생활 흔적에 불과한 부분까지 수리비 명목으로 공제하려 한다면 단호하게 반박하셔야 합니다. 다만 임차인의 고의나 과실로 인한 명백한 파손은 별도이므로, 입주 당시와 퇴거 시점의 상태를 사진으로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미리 확보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2) 보증금 미반환 상태의 점유는 부당이득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일찍이 92다38980 판결 등에서,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해 부득이하게 부동산을 계속 점유하고 있더라도 실제로 그 부동산을 본래 용도대로 사용하여 수익을 얻은 사실이 없다면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쉽게 말해, 임대인이 보증금을 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집을 점유한 것이라면 이는 임차인의 정당한 권리 행사이며 부당이득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를 부당이득이라며 공제를 시도하는 것은, 시간을 끌어 임차인을 압박하기 위한 억지 항변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주장에 흔들리지 마시고, 임차권등기와 보증금 반환 청구로 대응 수위를 높이시는 것이 정답입니다.

(3) 재정 사정은 반환 의무를 면제하는 사유가 아닙니다

전세가 시세가 오른 상황에서도 “현금이 없다”, “대출이 안 된다”며 양해를 구하는 임대인이 적지 않습니다. 사정이 딱하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임차인의 자산이 임대인의 자금난 때문에 묶이는 것은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임대인이 부동산 처분, 신규 임차인 모색, 추가 대출 시도 등 실질적인 노력을 보이고 있다면 단기간 협의 여지를 둘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말뿐이고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면, 내용증명 발송과 임차권등기, 곧이어 보증금 반환 소송으로 강하게 압박해야 합니다. 실무상 잘 작성된 내용증명 한 통만으로 임대인의 태도가 급변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법원 판례를 검토하며 임차인의 권리를 분석하는 변호사의 모습

4. 전액 회수를 위한 단계별 행동 전략

보증금을 일부만 받고 끝낼 것이냐, 전액을 회수할 것이냐는 결국 임차인의 대응 강도에 달려 있습니다. 다음 순서대로 단계를 밟으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1단계 – 내용증명 발송 – 만기 도래일, 반환 청구 금액, 지연이자 부과 시점을 명확히 적시하여 발송합니다. 추후 소송에서도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2단계 –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 이사가 필요하다면 반드시 등기명령을 받은 후 짐을 빼야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됩니다.

3단계 – 지급명령 또는 본안 소송 – 단순 사안은 지급명령부터, 다툼 여지가 있다면 본안 소송으로 진행합니다.

4단계 – 강제집행 – 판결 확정 후에도 임대인이 이행하지 않으면 부동산 경매나 채권 압류 등으로 회수를 강제할 수 있습니다.

소송비용 부담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임차인이 패소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변호사 비용을 포함한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으므로, 임차인이 추가 부담을 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진짜 관건은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회수하느냐입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FAQ)

Q. 집주인이 수리비 명목으로 보증금에서 100만 원을 공제하겠다고 합니다. 거부할 수 있나요?

A. 네, 거부하실 수 있습니다. 통상적인 사용에 따른 마모와 노후화는 임차인의 원상회복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다만 임차인의 고의나 과실에 의한 명백한 파손이라면 그 부분에 한해 정당하게 산정된 금액만 공제될 수 있습니다.

Q. 임차권등기를 하지 않고 이사를 가도 괜찮은가요?

A. 절대 권하지 않습니다. 임차권등기 없이 이사를 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게 됩니다. 임대인이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새로 담보를 설정할 경우 보증금 회수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이사가 불가피하다면 반드시 임차권등기명령부터 받으시기 바랍니다.

Q. 만기일이 지나야만 소송을 시작할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일부만 주거나 반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경우라면, 만기 전이라도 장래이행 청구의 형태로 소송 준비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만기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만 흘려보내지 마시고, 가능한 한 빨리 법률 검토를 받으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6. 보증금은 단호하게 지켜야 할 자산입니다

임대차가 끝났음에도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은 임차인 입장에서 매우 절박합니다. 그러나 임대인의 사정을 들어주는 사이 시간이 흐르고, 그동안 임대인의 재정 상황이 더 악화되면 회수는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원상회복 핑계, 부당이득 주장, 자금 사정 호소는 대부분 법적 근거가 없거나 임차인이 양보할 의무가 없는 사항들입니다. 정확한 법률 판단으로 단호하게 대응하시는 것이 보증금 전액 회수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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