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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대위변제금 환수 통보 시 지연손해금 기산일의 법적 쟁점과 실무 사례

김민수

김민수법무법인 김앤파트너스

전세보증금반환부동산전문변호사
이 글의 핵심
  • 기관의 환수 통보를 받았다고 해서 고지된 항목과 금액을 그대로 수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 민법 제387조 제2항에 따르면 기한이 없는 채무는 채무자가 이행 청구를 받은 때부터 비로소 지체책임이 발생합니다.
  • 특히 부당이득 반환채무에서는 채무자가 언제 이행지체 상태에 빠졌는지를 따지는 ‘기산일’이 상환 부담을 결정짓는 핵심 기준입니다.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임대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제때 반환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를 활용해 보증금을 우선 수령하는 임차인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통상 임차인은 보증기관으로부터 보증금 전액을 지급받아 대위변제 절차가 완료되면 해당 임대차 관계에서 파생되는 모든 법적 정산이 종결된 것으로 인식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대위변제 이후 수년이 지난 시점에 보증기관으로부터 과거 지급했던 원금뿐만 아니라, 지급 시점부터 소급하여 계산한 법정이율 상당의 지연손해금을 한꺼번에 반환하라는 환수 청구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보증기관이 담보 물건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에서 배당 순위의 변동 등으로 인하여 채권을 온전히 회수하지 못했을 때 주로 문제 됩니다.

이러한 환수 통보를 수령했을 때, 특히 쟁점이 되는 지연손해금의 법리적 기산점에 대해 실제 저희 사무실에서 처리했던 사례를 바탕으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01일시 전출과 조세채권 우선 배당으로 인한 채권 미회수

우리 사무실을 찾아오신 의뢰인은 임대차 계약 만료 후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자, 가입되어 있던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통해 2억 3,900만 원 전액을 수령했습니다.

문제는 임대차 기간 도중에 발생했던 주소지 변동이었는데요. 의뢰인은 계약 기간 중 개인적인 필요로 단 하루 동안 다른 주소지로 전출했다가 다음 날 원래 임차 주택으로 전입신고를 마친 이력이 있었습니다. 대위변제 청구 당시 의뢰인은 이러한 단기 전출 사실을 공사 담당자에게 사실대로 알렸고, 공사는 심사를 거쳐 보증금을 정상 지급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향후 공사의 채권 회수에 장애나 권리 침해가 발생할 경우 해당 금액을 반환한다”는 취지의 확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이후 공사는 우선변제권을 대위 행사하기 위해 해당 목적물에 강제경매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경매 배당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의뢰인이 주소지를 일시 이전했다가 재전입하는 짧은 공백기 사이에 임대인에게 약 10억 원 상당의 국세 체납이 발생했던 것입니다.

국세기본법상 당해세 및 법정기일 우선 원칙에 따라 국세채권이 최우선으로 배당되었고, 1순위 대항력을 상실한 HUG는 매각 대금 중 584만 원만을 회수하는 데 그쳤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부동산강제경매 배당표. 주택도시보증공사 배당액이 582만 원에 그친 내역

경매 배당표 (사건번호와 주소는 가림)

배당표 2면. 세무서 채권 원금 10억 2,950만 원이 교부권자로 배당받은 내역

임대인의 체납 국세가 압류선착 교부권자로 배당받았다

이에 HUG는 의뢰인의 일시 전출로 대항력 순위가 밀려 손실이 발생했다고 판단하여, 다음과 같은 내역을 내용증명으로 청구해 왔습니다.

  • 미회수 보증금 원금: 약 2억 3,315만 원
  • 지연손해금: 보증금을 지급했던 날(2023년 11월)부터 내용증명 도달 시점(2026년 4월)까지 연 5%의 민법상 법정이율을 적용한 약 2,900만 원 상당
HUG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낸 대위변제금 반환 청구서

공사가 보내온 최초 대위변제금 반환 청구서 (개인정보 부분 가림)

02법리적 쟁점 검토: 채무 성격에 따른 분리 대응

사안을 검토한 결과, 공사의 청구 항목을 ‘미회수 원금’과 ‘약 2년 5개월간 누적된 지연손해금’으로 분리하여 대응책을 마련했습니다.

첫째, 원금 반환 의무의 성립 여부입니다.

임차권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전입신고)이라는 공시방법이 계속 유지되어야 합니다. 주민등록을 일시 이전한 경우 기존 대항력은 상실되며, 재전입한 다음 날부터 새로운 대항력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더욱이 의뢰인은 보증금 수령 당시 권리 침해 시 반환하겠다는 확약서를 작성했으므로, 공사가 회수하지 못한 원금 상당액에 대해서는 법률상 부당이득 또는 약정 반환 의무를 부인하기 어려웠습니다.

둘째, 지연손해금 발생 시점입니다.

실무적 방어의 핵심은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HUG는 보증금을 지급했던 날 자체를 지체책임의 기산일로 지정하여 2년이 넘는 기간의 이자를 합산 청구한 것인데요. 그러나 보증기관의 손실 발생 시점과 임차인의 이행지체 발생 시점은 법적으로 명확히 구분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03지연손해금 감액을 위한 실무 법리

HUG의 지연손해금 청구가 지닌 부당성을 논증하기 위해 두 가지 법리를 구체화하여 공사에 공식 통보했습니다.

가.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의 이행지체 기산일 (민법 제387조 제2항)

HUG가 구상권 행사 불능을 이유로 청구하는 반환 채권은 민법상 ‘이행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 또는 부당이득 반환채무에 해당합니다. 민법 제387조 제2항에 따르면 기한이 없는 채무는 채무자가 이행 청구를 받은 때부터 비로소 지체책임이 발생합니다. 대법원 역시 기한의 정함이 없는 부당이득 반환채무는 채권자로부터 이행 청구를 받은 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24187, 24194 판결).

2023년 11월 보증금 지급 당시에는 경매가 완료되지 않아 공사의 채권 미회수 손해 자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공사는 임차인에게 어떠한 반환 청구도 하지 않았으며, 구체적 반환 액수가 고지된 날은 내용증명이 의뢰인에게 도달한 2026년 4월 24일이었습니다. 따라서 적법한 지연손해금 기산일은 보증금 지급일이 아니라, 최고서(내용증명)가 송달 다음 날이 됩니다.

공사에 발송한 내용증명 중 지연손해금 기산일을 다툰 부분과 대법원 2009다24187 판결 인용

공사에 보낸 이의 통보서에서 기산일을 다툰 부분

나. 악의의 수익자 및 불법행위 책임 배제

채무자가 수령 시점부터 법정이자를 가산하여 반환해야 하는 경우는 민법 제748조 제2항의 ‘악의의 수익자’이거나 민법 제750조 이하의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될 때뿐입니다. 이를 적용하려면 임차인이 고의로 사실을 은폐해 보증금을 편취했거나 중대한 과실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의뢰인은 대위변제 신청 당시 일시 전출 사실을 공사에 명확히 고지하였고, 공사는 이를 확인한 상태에서 대위변제를 집행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또한 문제가 된 임대인의 체납 국세는 임차 기간 중 발생한 조세채권으로, 당시 법제도상 제3자인 임차인이 임대인 동의 없이 미납 내역을 열람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합법적 수단이 없었는데요. 따라서 의뢰인이 체납 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숨긴 것이 아니므로, 악의의 수익자나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민법 제748조 제2항 악의의 수익자와 제750조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서면

악의의 수익자와 불법행위 책임을 함께 배제한 부분

04사건 결과: 지연손해금 약 2,900만 원 감액

위 법리를 정리한 서면을 HUG에 공식 접수했고, 공사 담당 부서는 법리 검토를 거쳐 자체 청구의 오류를 인정했습니다.

구분HUG 초기 청구 내역법률 검토 후 최종 정산 내역결과
반환 원금233,153,660원233,153,660원원금 유지
지연손해금 산정 기간2023. 11. 23. ~ 2026. 05. 08. (약 897일)2026. 04. 25. ~ 2026. 05. 08. (14일)약 883일분 이자 면책
지연손해금 금액29,381,854원447,144원약 2,900만 원 감액
최종 변제 총액262,535,514원233,600,804원약 2,900만 원 절감
지연손해금을 14일분으로 다시 계산한 내역

14일분으로 다시 계산한 지연손해금

의뢰인은 과거 2년 5개월 치에 달하는 누적 지연손해금 약 2,900만 원을 전액 면책받았으며, 청구서를 송달받고 실제 변제하기까지 발생한 14일 치의 지연손해금 약 44만 원만을 추가 납부하여 채무 관계를 해소했습니다.

HUG가 보낸 대위변제금 상환처리 완료 안내 통지서

상환처리 완료 통지서. 기산일이 도달일 익일로 바뀐 것이 확인된다

05실무적 시사점

기관의 환수 통보를 받았다고 해서 고지된 항목과 금액을 그대로 수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부대채무(이자, 소급 적용된 지연이자 등)가 기계적으로 합산 청구되는 경우가 실무상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부당이득 반환채무에서는 채무자가 언제 이행지체 상태에 빠졌는지를 따지는 ‘기산일’이 상환 부담을 결정짓는 핵심 기준입니다.

또한 임대차 기간 중 주민등록 전출이나 대항력 변동 요인은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단 하루의 전출이라도 그 공백기에 유입된 조세채권이나 선순위 권리로 인해 순위가 밀려날 수 있으며, 이는 보증보험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추후 본인의 구상 채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증기관으로부터 반환 통보를 받았다면, 즉시 상환에 응하기에 앞서 원금의 산정 근거와 지연손해금 기산점의 적법성을 반드시 법리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보증기관이 보낸 금액을 그대로 상환해야 하나요

기관의 환수 통보를 받았다고 해서 고지된 항목과 금액을 그대로 수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부대채무가 기계적으로 합산 청구되는 경우가 실무상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원금의 산정 근거와 지연손해금 기산점의 적법성을 먼저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Q지연손해금 기산일은 언제부터로 봐야 하나요

민법 제387조 제2항에 따라 기한이 없는 채무는 채무자가 이행 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합니다. 대법원도 기한의 정함이 없는 부당이득 반환채무는 채권자로부터 이행 청구를 받은 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24187, 24194 판결).

Q임대차 기간 중 하루만 전출했다가 돌아왔는데 문제가 되나요

단 하루의 전출이라도 그 공백기에 유입된 조세채권이나 선순위 권리로 인해 순위가 밀려날 수 있으며, 이는 보증보험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추후 본인의 구상 채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HUG로부터 대위변제금을 수령한 뒤 과도한 지연손해금이 포함된 환수 통보를 받으셨다면 언제든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관계와 청구 내역의 적법성을 정확히 검토하여 불필요한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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