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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미반환

보증금 지연이자, 이사를 나가야 시작됩니다

김민수

김민수법무법인 김앤파트너스

전세보증금반환부동산전문변호사

만기가 여섯 달 지났는데 보증금 3억 원을 아직 못 받았고, 그동안 그 집에 계속 살고 계셨다면 여섯 달치 이자는 0원입니다. 계산을 잘못한 것이 아니라 법이 그렇게 짜여 있습니다.

임대인의 반환 의무와 임차인이 집을 넘겨주는 의무는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한쪽이 이행하지 않으면 다른 쪽도 이행을 미룰 수 있고, 그래서 임대인 쪽에 지체 책임이 아직 붙지 않습니다. 이자 시계가 도는 출발선은 만기일이 아니라 열쇠를 실제로 넘긴 날입니다.

그러니 순서를 잘못 잡으면 손해가 두 번 납니다. 버티는 동안 이자는 안 붙고, 그렇다고 아무 준비 없이 짐부터 빼면 순위마저 잃습니다.

이 글의 핵심 요약

  • 만기가 지나도 계속 거주 중이라면 지연이자는 쌓이지 않고, 집을 넘긴 다음 날부터 계산이 시작됩니다.
  • 이율은 하나가 아니라 연 5%와 연 12% 두 종류이며, 적용되는 구간이 서로 다릅니다.
  • 이자를 받으려면 집을 비운 사실을 증거로 남겨야 하고, 비우기 전에 등기부에 임차권이 실제로 올라간 것을 확인해야 합니다.

01 만기가 지나도 이자가 붙지 않는 구간

보증금을 못 받은 상태에서 그 집에 그대로 사는 선택은 점유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안전합니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안전에는 값이 있습니다. 맞물린 의무가 풀리지 않는 동안 임대인은 지체 책임을 지지 않고, 임차인은 만기 이후 기간에 대해 이자를 청구할 근거를 갖지 못합니다.

간혹 임대인이 받아 간 대출의 이자나 임차인이 새로 얻은 전세대출 이자를 물어내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항목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청구할 수 있는 것은 법이 정한 지연이자입니다.

쉽게 말하면

  • 동시이행 관계는 두 사람의 의무가 맞바꿈 조건으로 묶여 있다는 뜻입니다. 임차인이 집을 붙잡고 있는 동안에는 임대인이 늦었다는 책임도 성립하지 않아 이자가 붙지 않습니다.
  • 인도는 짐을 빼고 점유를 완전히 넘기는 것입니다. 이삿짐 일부를 남겨두거나 열쇠를 쥐고 있으면 넘겼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 법정 지연이자는 약정이 없을 때 법이 정해 둔 이율입니다. 임대인이 받은 대출의 이자를 대신 물어내라는 청구와는 다른 것입니다.

02 5%와 12%가 붙는 자리는 다릅니다

이율을 하나로 알고 계신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는 적용 구간이 나뉩니다.

집을 넘긴 뒤 임대인이 반환을 미루는 기간에는 법정 지연이자 연 5%가 계산됩니다. 여기서 반환이 되지 않아 보증금반환소송으로 넘어가면 소송 단계에서는 연 12%가 적용되는 구간이 생깁니다.

상황 청구할 수 있는 이자
만기 후에도 계속 거주 중 없음
집을 넘겼는데 반환 지체 연 5%
반환소송을 진행하는 단계 연 12% 구간 발생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이율이 높다고 회수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판결을 받아도 돈이 자동으로 입금되지 않고, 압류나 경매 같은 집행을 따로 신청해야 합니다. 임대인 명의 재산이 없거나 선순위 담보가 가득 잡혀 있으면 판결문이 있어도 실제 회수액은 줄어듭니다.

03 집을 넘겼다는 사실은 이렇게 남깁니다

이자 계산의 출발선이 인도한 날이므로, 언제 넘겼는지가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임대인은 흔히 “아직 짐이 남아 있었다”고 다툽니다.

이사를 마친 뒤 임대인에게 현관 비밀번호나 열쇠 보관 장소를 알리고, 그 내용을 문자나 내용증명처럼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보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빈 집 내부를 날짜가 확인되는 사진으로 남겨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관리비와 공과금을 정산한 내역, 이사업체 영수증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나중에 소송에서 며칠분 이자가 갈리는 자료라 미리 챙겨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04 비우기 전에 등기부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

짐을 빼면 이자는 시작되지만, 동시에 점유 요건이 사라집니다. 전입신고를 옮기거나 실거주를 그만두는 순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사라져 순위를 잃습니다.

이 상실을 막는 장치가 임차권등기입니다. 법원 결정을 받아 등기부에 임차권이 기재되면 이사한 뒤에도 기존 순위가 그대로 남습니다. 등기부에 미반환 사실이 드러나므로 임대인 입장에서는 매매나 새 임차인 유치, 금융기관 대출이 어려워집니다. 이 절차에 들어간 등록면허세와 수수료 등은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실수가 자주 나옵니다. 법원에 접수했다는 사실만 믿고 이사를 나가면 안 됩니다. 결정이 난 뒤 등기부등본을 다시 떼어 임차권이 실제로 올라간 것을 눈으로 확인한 다음 짐을 옮기셔야 합니다.

만기 전이라도 전자소송으로 접수 자체는 가능합니다. 전세대출 연장 때문에 접수증이 필요한 경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접수와 인용 결정은 별개이므로 요건은 따로 갖춰야 합니다.

05 신청이 막히는 지점들

법 개정으로 임대인에게 서류가 전달되기 전에도 법원이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 임대인 때문에 절차가 멈추는 일은 줄었습니다.

대신 임대인이 반박할 기회가 없는 구조라서, 법원은 임차인이 낸 서류를 훨씬 깐깐하게 봅니다. 계약이 적법하게 끝났다는 점이 서류로 드러나지 않으면 기각됩니다.

집주인이 두 명 이상 공동명의라면 한 사람에게만 알린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각각에게 따로 통지해야 합니다. 임대인 본인이 아니라 관리인이나 가족에게 알렸다면, 그 사람이 대리권을 가졌다는 점을 따로 소명해야 합니다. 건물 하자 수리를 처리해 온 이력, 계약서에 적힌 연락처가 그 사람 번호였다는 사실 등이 근거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속 살면서 이자를 받는 방법은 없나요?

A. 맞물린 의무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임대인의 지체 책임이 생기지 않아 이자 청구가 어렵습니다. 거주를 유지하는 선택은 이자를 포기하는 대신 점유로 순위를 지키는 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등기가 되면 보증금을 바로 돌려받나요?

A. 등기 자체는 순위를 보존하고 임대인을 압박하는 장치일 뿐, 돈을 받아 내는 절차는 아닙니다. 반환이 계속 미뤄지면 소송으로 집행권원을 확보한 뒤 경매나 압류로 넘어가야 합니다.

Q. 소송에서 이기면 이자까지 전액 받게 되나요?

A. 청구가 일부만 인정되는 경우도 있고, 배당 순위와 임대인 재산 상태에 따라 실제 수령액이 달라집니다. 선순위 담보가 많거나 재산이 없으면 판결 금액과 회수액이 벌어집니다.

만기 다음 날부터 이자가 쌓이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기다리다가, 나중에 계산해 보니 청구할 기간이 거의 없었다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자는 집을 넘긴 시점부터 계산되고, 그 시점은 증거로 특정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순서가 결과를 가릅니다. 등기부에 임차권이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인도 사실을 기록으로 남긴 뒤 이사하는 흐름이 가장 안전합니다. 공동명의나 대리인 통지처럼 서류 심사에서 걸리기 쉬운 사정이 있다면 신청서를 넣기 전에 부동산 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와 서류를 한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전세보증금, 대응 방법이 사건마다 다릅니다. 전화 주시거나 카카오톡으로 자료를 보내주시면 분석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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