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다 알게 됩니다. 저보다 먼저 들어온 분도 보증금을 못 받고 있었습니다. 그 집주인은 이미 여러 채에서 같은 일을 벌이고 있었고, 제가 계약할 무렵에는 돈이 돌지 않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러면 집주인은 제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약한 것입니다. 이 경우 사기죄가 되는지, 그리고 왜 어떤 임차인은 피해자로 인정되고 어떤 임차인은 그렇지 않은지를 정리하겠습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봤습니다
주택 2,708채를 보유한 임대인이 자금이 돌지 않는 상태에 빠진 뒤에도 새 임차인을 계속 받은 사건입니다. 인천 미추홀구 이른바 건축왕 사건입니다.
유죄로 인정된 것은 자금경색 이후에 맺은 191채, 148억 원의 신규 계약이었습니다. 보유 주택 전부가 아니라 그중 일부입니다.
기준은 반환 불가를 인식한 시점입니다
임대인이 처음부터 속일 생각이었는지를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업이 기울어 더는 돌려줄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된 시점이 있고, 그 이후에도 새 임차인을 받았다면 그때부터 기망이 됩니다.
그래서 같은 임대인, 같은 건물이어도 계약한 날짜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인식 시점 이전에 들어온 임차인은 같은 피해를 입었어도 그 계약 자체를 사기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언제부터 사기가 되나요
수사와 재판에서 실제로 다투는 것이 이 시점입니다. 아래와 같은 자료로 특정합니다.
1. 임대인의 금융 상태가 꺾인 시점
대출 연체가 시작된 날, 이자 납입이 멈춘 날, 계좌가 압류된 날입니다.
2. 다른 임차인에게 반환을 미루기 시작한 시점
앞선 임차인들에게 보낸 문자나 통화 기록이 그 시점을 보여줍니다.
3. 경매나 공매가 들어온 시점
보유 주택 중 어느 하나에 경매개시결정이 났다면 그 무렵을 기준으로 삼기도 합니다.
4. 내부 관계자의 진술
직원이나 중개인이 자금 사정을 알고 있었다면 그 진술이 시점을 특정합니다.
중개사나 직원도 같이 처벌되나요
이 사건에서 항소심은 일부 공범에게 무죄를 선고하거나 형을 줄였습니다. 이유는 고의 입증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임대인의 지시로 계약서를 쓴 직원, 물건을 소개한 중개인이 반환 불가 사정까지 알고 있었는지는 따로 증명해야 합니다. 단순히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다만 형사에서 무죄가 나와도 중개사의 민사 책임은 별개입니다. 선순위 보증금이나 임대인의 상태를 확인해 설명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공제금 청구도 함께 검토합니다.
내 계약이 그 시점 이후인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혼자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출발점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