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할 때는 몰랐습니다. 등기부에 근저당도 없었고 중개사도 별말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만기가 되자 집주인은 돈이 없다고 합니다. 알아보니 그 사람은 제 보증금으로 그 집을 산 것이었습니다. 자기 돈은 한 푼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이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거짓말을 한 적은 없는데, 그냥 말을 안 한 것뿐인데 사기가 되느냐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봤습니다
바지임대인을 앞세워 임차인 37명에게서 80억 원을 받아낸 사건입니다. 매매와 임대차를 같은 날 맞물려 진행하는 이른바 동시진행 방식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아래 네 가지를 신의칙상 알려야 할 사실로 보았습니다. 알리지 않은 것 자체가 부작위에 의한 기망이라는 것입니다.
1. 매매와 임대차가 같은 날 맞물려 진행된다는 사실
임차인의 보증금이 그대로 매매대금으로 건너갑니다. 임대인은 자기 돈을 넣지 않습니다.
2. 실제 매매가가 보증금보다 낮다는 사실
집값보다 보증금이 큽니다. 처음부터 돌려줄 수 없는 구조입니다.
3. 매수인이 리베이트를 받는 무자본 갭투자자라는 사실
집을 사는 사람이 오히려 돈을 받고 명의를 빌려주는 구조입니다.
4. 중개인이 통상보다 큰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사실
중개 수수료를 넘는 대가가 오갔다면 그 역시 알려야 합니다.
이 판단은 이듬해에도 이어졌습니다. 동탄 오피스텔 268채를 부부가 운영한 사건에서도 같은 법리로 유죄가 확정되었습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형법상 사기죄는 세 가지가 맞물려야 성립합니다. 기망, 그로 인한 착오, 그리고 착오에 따른 재산 처분입니다. 여기에 처음부터 속일 의사가 있었는지, 즉 편취의 고의가 더해집니다.
전세 사건에서 다투어지는 곳은 대개 첫 번째와 마지막입니다.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라도 알려야 할 사실을 숨긴 것이 기망으로 인정되는지, 그리고 계약 당시에 이미 돌려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입니다.
위 판결이 의미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임대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도, 구조 자체가 반환이 불가능하게 짜여 있었다면 그 침묵이 기망이 된다고 본 것입니다.
전세사기와 깡통전세는 어떻게 다른가요
자주 섞여 쓰이지만 같은 말이 아닙니다.
| | 깡통전세 | 전세사기 |
| — | — | — |
| 뜻 | 집값보다 보증금과 빚이 더 큰 상태 | 속여서 보증금을 받아낸 범죄 |
| 원인 | 시세 하락으로 나중에 그렇게 되기도 함 |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함 |
| 형사 책임 | 그것만으로는 없음 | 사기죄 |
깡통전세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사기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집값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경우까지 처벌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기준은 계약 당시에 이미 그 구조를 알고 있었는지입니다.
전세사기범은 어떻게 처벌되고 형량은 얼마인가요
형법상 사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다만 전세사기는 피해액이 크고 피해자가 여럿이라 여기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편취액은 임차인이 실제로 잃은 금액이 아니라 건네준 보증금 전액으로 봅니다. 나중에 배당으로 일부를 회수했더라도 그것은 양형에서 참작될 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형사와 민사는 따로 갑니다. 처벌을 받아도 보증금이 자동으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