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등기부를 뗐더니 소유자가 신탁회사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계약은 원래 살던 집주인, 그러니까 위탁자와 맺었습니다. 신탁회사 동의는 받은 적이 없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임대할 권한이 없는 사람과 계약한 것이라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신탁이 끝나 위탁자가 소유권을 되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 제 대항력은 어떻게 되는지가 문제입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봤습니다
임차인이 2014년 1월 27일 집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쳤습니다. 계약 상대는 수탁자 승낙 없이 임대한 위탁자였습니다. 그해 4월 8일 위탁자가 신탁재산 귀속으로 소유권을 회복했는데, 바로 그날 신협 앞으로 근저당권이 설정되었습니다. 이후 임의경매가 진행됐습니다.
대법원 2018다44879
대법원은 두 가지를 판단했습니다.
1. 임대인은 소유자가 아니어도 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말하는 임대인은 소유자에 한정되지 않고 적법한 임대 권한을 가진 사람을 포함합니다. 처음에는 권한 없이 맺은 임대차였더라도, 위탁자가 소유권을 회복하면 그 임대차에 주임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2. 대항력은 회복등기와 동시에 생깁니다
보통 대항력은 전입신고 다음날 0시에 생깁니다. 그런데 이 사건 임차인은 이미 2014년 1월에 전입신고를 마쳐 주민등록이 공시 기능을 수행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위탁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그 즉시 대항력을 취득한다고 보았습니다. 다음날 0시가 아닙니다. 그 결과 같은 날 설정된 근저당권보다 앞서게 되어 경매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 차이가 아니라 몇 시간 차이로 순위가 정해진 사건입니다.
신탁 등기란 무엇인가요
집주인이 자기 부동산을 신탁회사에 맡기는 것입니다. 소유권이 신탁회사로 넘어가고 등기부 갑구에 신탁이라고 찍힙니다.
분양이나 개발 자금을 빌리면서 담보 목적으로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금을 피하려고 이름만 빌리는 명의신탁과는 다른 제도입니다.
신탁 주택은 누구와 계약해야 하나요
등기부상 소유자인 수탁자입니다. 위탁자와 계약하려면 수탁자의 사전 승낙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위탁자가 계약서를 들고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집처럼 보이고 실제로 관리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계약은 임대 권한 없는 사람과 맺은 것이 되어 우선변제권도 대항력도 생기지 않습니다.
이 판결은 그렇게 어긋난 계약이 나중에 살아날 수 있는 경로를 보여 준 것입니다. 다만 그 경로가 열리려면 위탁자가 소유권을 되찾아야 하고, 그 시점에 담보권이 먼저 붙지 않아야 합니다.
신탁원부는 왜 떼어 봐야 하나요
신탁 내용은 등기부 본문에 다 적히지 않습니다. 신탁원부라는 별도 서류에 들어 있고, 등기소에서 따로 발급받아야 합니다.
거기에 적힌 내용은 등기의 일부로 취급되어 임차인에게도 효력이 미칩니다. 확인할 것은 이 정도입니다.
원부에 위탁자가 보증금 반환 의무를 진다고 적혀 있으면 수탁자와 매수인은 책임이 없습니다. 계약 전에 몇 천 원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