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수사가 시작되고 피해 규모가 기사에 나옵니다. 그런데 내 사건이 그 숫자에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았거나, 경매에서 배당을 조금 받았거나, 보증보험으로 일부를 회수한 경우에는 더 알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피해액에서 빠지는 것인지가 궁금해집니다.
이 계산은 단순한 통계가 아닙니다. 편취액이 얼마로 잡히느냐에 따라 적용되는 법과 형량이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편취액을 어떻게 계산하나요
판결이유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받은 돈 전부가 편취액입니다. 나중에 얼마를 돌려줬는지, 회수 가능한 금액이 얼마인지는 편취액 계산에서 빼지 않습니다.
돌려준 금액은 형을 정할 때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양형의 문제이고, 죄가 성립하는 범위와 그 규모를 정하는 단계와는 다릅니다.
왜 이 계산이 형량을 바꾸나요
이득액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형법상 사기죄가 아니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이 적용됩니다. 기준이 되는 금액은 5억 원과 50억 원입니다.
전세사기 사건에서 피해자가 수십 명 단위로 나오면 합계가 이 기준을 쉽게 넘습니다. 그래서 편취액을 차액으로 계산하는지 전액으로 계산하는지가 적용 법조 자체를 바꿔 놓습니다.
가해자 측에서 “회수 가능한 금액을 빼야 한다”고 다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대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전액이 다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가 오해가 많은 지점입니다.
다가구주택에서 선순위 보증금 합계가 10억 6,500만 원인데 3억 2,500만 원이라고 속여 임차인 87명에게서 71억 8,000만 원을 받은 사건입니다.
법원은 등기부로는 확인할 수 없는 기존 보증금 합계를 허위로 고지한 것을 기망으로 보았습니다. 그런데 임차인 87명 중 18명분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이유는 그 호실의 잔존 담보가치가 그 임차인의 보증금을 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보면 그 임차인은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 상태였고, 그렇다면 기망으로 재산상 손해가 생겼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같은 임대인, 같은 수법인데 임차인마다 결론이 달라졌습니다. 기준은 계약 당시 그 호실의 담보가치입니다.
무자본 갭투자 구조 자체가 왜 기망이 되는지는 무자본 갭투자 전세사기 편에서, 인식 시점 이후의 신규 계약만 유죄가 되는 문제는 깡통전세인 걸 알면서 새 세입자를 받았다면 편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담보가치가 충분하면 기망이 아닌가요
같은 기준을 보여 주는 하급심 확정 사례가 있습니다.
담보가치가 충분한 상태였다면 임대인이 자기 자력이 나쁘다는 사정을 말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기망이 아니라고 보아 무죄가 선고된 사건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고소를 준비하실 때 이 경계를 알고 계셔야 합니다. 실제 사건에서 다투어지는 지점이 여기이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이 계산이 갖는 의미
형사 편취액과 내가 실제로 돌려받을 금액은 다릅니다.
편취액은 가해자를 어떤 법으로 처벌할지를 정하는 숫자입니다.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은 민사와 경매, 보증보험의 영역이고 형사판결이 그 돈을 대신 지급해 주지 않습니다.
다만 형사 사건이 진행되면서 확보되는 자료는 민사에서 쓸모가 큽니다. 수사기록에 선순위 보증금 현황, 계약 경위, 자금 흐름이 정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